the Romantic Movement

season8

Sep 13

반짝

[EDITOR’S LETTER]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 제235호 | 20110910

                           

  책을 읽거나 TV를 보다가, 혹은 누군가와 수다를 떨다가, 퍼뜩 머리가 감전된 듯한 순간이 올 때가 있습니다. 밤중에 전등이 “딸깍” 하고 켜지는 듯한, 꼬인 매듭이 “쏙” 하고 풀리는 듯한, 그런 통쾌하고 후련하고 짜릿한 느낌 말입니다. 

  제일기획이 새로 펴낸 ‘마이너리티 리포트’란 간행물을 읽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제가 ‘대한민국 STYLISH SKIN HEADS’, 즉 머리숱이 없는 분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홍대 앞·이태원·광화문·방배동 등 서울 주요 지역에 나가 스타일이 멋진 ‘SKIN HEAD’ 32명에게 직업을 물었더니 27명이 문화예술 종사자였다죠. 남과 다르고자 하는 정체성의 표현이 아티스트의 DNA라고 했을 때, 이 분들은 그런 끼가 충만한 분들일 테죠. 

  색다른 시각에서 풀어내서인지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습니다. 일례로 뮤지션 남궁연씨는 “우리나라가 과연 ‘조용한 아침의 나라’이며 우리가 ‘한(恨)’의 민족인가”라고 반문했고,
1인 출판사 프롬나드를 운영하고 있는 서재왕씨는

“우리 사회는 생산의 시대에서 브랜드로 이야기되는 소통의 시대로 왔다가 이제는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하는 영성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간파했습니다.

  머리를 민다는 것에 대해 남궁연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쟁에 나가는 무사가 매일 칼을 가는 것처럼 그 의식이 비장하고 숭고합니다. 날이 있는 칼을 실제 살에 대는 거잖아요. 그런 비장함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면, 내가 밖에 나가서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을 허튼 마음으로 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다시 날 선 긴장감이 필요해지겠죠. 새겨들을 말입니다. 머리숱이 있든 없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