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omantic Movement

season12

Sep 20

당신이 모르는 것

정형모 문화에디터hyung@joongang.co.kr | 제236호 | 20110918 입력

                          

  어떤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 때가 있습니다. 아침에 무심코 들은 라디오 노래 가사를 하루 종일 흥얼거린 경험들 있으시죠. 몇 달 전 출장길에 본 영화 속 대사 한마디가 요즘 제 머리를 나갈 줄 모르고 휩싸고 돕니다.‘리미트리스(Limitless·사진)’라는 영화였습니다. 자신의 두뇌를 100% 활용 가능하게 만드는 알약을 먹게된 젊은이(브래들리 쿠퍼)의 심리와 모험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이 약을 먹으면 어릴 적 슬쩍 읽었던 신문 내용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게 되죠. 쉽게 말해 천재가 되는 것입니다.약을 복용한 사람들은 그런 능력을 활용해 엄청난 부를 손쉽게 거머쥐게 되죠. 물론 여기서 문제도 발생합니다. 하여튼 그의 재능을 금융회사 회장인 로버트 드니로가 눈여겨봅니다. 그를 불러 조언을 듣다가 이렇게 요구하죠.

“그런 내가 아는 얘기 말고,
내가 모르는 얘기를 해 보게.”

바로 이 대사였습니다. 

  처음엔 이 말 을 듣고 브래들리 쿠퍼에게 감정이입이 된 저는 슬며시 화가 났습니다.‘아니, 자기가 뭘 모르는지 어떻게 알고 그런 얘길 하라는 거야?’그런데 곰곰 생각해 보니 그 말의 뜻
이 전해져 왔습니다. 웬만한 고급 정보는 다 알고 있는 회장님은 여기저기 데이터를 취합해 정리한 것이 아닌, 똑똑한 젊은 친구의 독자적인 생각이 궁금했던 거죠. ‘당신이 모르는얘기’는 곧 ‘나만 아는 얘기’라는 뜻이겠죠. 그렇게 다른 사람을 매료시킬 ‘나만 아는 얘기’는 무얼까, 독자여러분 앞에 벌거벗고 선 저의 원초적 고민입니다.